해왔던 일들 정리

SI에 몸담고 있다보면 여러가지 일을 격게된다.
나는 개발자라고,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말을 하고 일을 하고 있지만 사람을 기계의 부품 정도로 여기는 풍조나 좋은 프로그램이 아닌 적당히 굴러갈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.
그리고 그것은 가끔의 상황이 아닌 자주 일어나는 일상이 되어버리곤 한다.
컬럼니스트로 유명한 김국현씨의 블로그에 쓰라린 이야기가가 있다.
이러한 이야기는 김국현씨의 컬럼외에도 수없이 등장하는 얘기거리지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.

개발이라는 숙명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. 나 또한 그 운명을 기쁘게 생각한다. 나는 기술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.
그러나 과연 내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내 신념이 그려졌던 것일까? 되돌아보고 싶었다.
지금까지 2년이 조금 넘는 세월동안 한 일들을 곰곰히 생각해봤다. 과연 이 일을 해서 사람을 행복하게 했을지 그렇지 않을지.
LGChem Beijing POP 구축 - 주어진 일을 했다. 받을 그들은 이 일로써는 행복이 무언지도 몰랐다.
LG 화학 POP 개선 - 주어진 일을 했다. 단지 일을 위한 일이었다.
LG 전자 MES - 사용자들은 프로그램이 좋던 나쁘던 사용을 강요받았다. 그래도 내가 만든 건 사람이 편하게 할 지도 몰랐다.
LGChem Poland POP 구축 - 주어진 일을 했다. 그래도 그들이 행복하길 바랬지만 그렇지 못할 것이다.
KT&G PDA 개선 - 분명 이전보다 좋아진 것을 만들었다. 개선된 것에 대해선 행복을 느꼈을 것이다.
LGChem Taiwan POP 구축 - 주어진 일을 했다. 이것도 일을 위한 일이었다.

지금도 생각은 바뀌질 않는다. 기술은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쓰여야 한다. 그리고 난 그 기술을 사용하며 더욱 갈고 닦고 싶다.
지금 내가 탄 배가 그곳으로 나아가고 있을까? 이것은 그렇지 않다는 확신이 매번 든다. 그리고 계속 그렇지 않다는 증거만을 갈무리하여 머리속에 남겨나가고 있다.
배에서 내리기 위해선 육지가 필요하다.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배가 필요하다. 내 손에는 깃발이 있고 어디엔가 꽂고 싶다.

때와 장소를 찾자.